2006년 개봉한 영화 클릭(Click)은 단순한 코미디 영화처럼 보이지만, 중반 이후부터 관객의 마음을 후벼파는 감정적인 이야기로 변신합니다. 아담 샌들러 특유의 유쾌함이 녹아 있으면서도, 가족, 시간, 선택이라는 인생의 깊은 주제를 함께 담아낸 이 영화는 웃으며 시작해서 눈물로 끝나는 인생 영화로 손꼽히죠. “인생을 앞당겨 살 수 있다면 어떨까?”라는 상상에서 출발하는 이 작품은, 결국 소중한 순간은 스킵해서는 안 된다는 뼈아픈 진실을 우리에게 전합니다.
줄거리 – 시간을 넘기는 리모컨, 그리고 잃어버린 삶
주인공 마이클 뉴먼(아담 샌들러)은 건축 회사에 다니는 바쁜 직장인입니다. 아내와 아이들을 사랑하지만, 야근과 상사의 눈치를 보느라 정작 가족과 함께할 시간이 부족한 삶을 살고 있죠. 그런 마이클은 어느 날 우연히 만난 기이한 발명가 모티(크리스토퍼 워컨)로부터 “모든 걸 제어할 수 있는 만능 리모컨”을 받게 됩니다.
이 리모컨은 단순한 TV 리모컨이 아닙니다. 현실의 시간을 조정할 수 있죠. 지겨운 대화를 빨리 감기하고, 아침 출근길은 건너뛰고, 감기 걸렸을 땐 병이 나을 때까지 스킵할 수 있어요. 마이클은 이 리모컨 덕분에 원하는 순간만 골라 즐기며, 인생이 ‘편해진’ 듯한 착각에 빠집니다.
하지만 문제는 리모컨이 마이클의 습관을 기억하고, 스스로 자동으로 인생을 스킵하기 시작하면서 벌어집니다. 마이클은 중요한 순간마다 의식 없이 지나치게 되고, 어느새 아이들은 어른이 되어 있고, 아내와의 관계는 멀어져 있고, 아버지는 돌아가셨으며, 자신은 병든 중년이 되어 있는 거죠.
결국 그는 깨닫습니다. 편하자고 넘긴 시간 속에 진짜 삶의 가치가 있었다는 사실을요.
등장인물 – 웃기지만 현실적인 인물들
- 마이클 뉴먼 (아담 샌들러) – 영화의 중심인물. 가족을 사랑하지만 일에 쫓기며 늘 “조금만 더 버티면…”을 외치며 미래를 꿈꾸는 사람입니다. 현실적인 피로함과 선택의 갈등 속에서 많은 직장인들이 공감할 수 있는 캐릭터죠.
- 도나 뉴먼 (케이트 베킨세일) – 마이클의 아내. 따뜻하고 이해심이 많지만, 점점 마이클의 무심함에 지쳐갑니다. 그녀의 표정 변화는 영화의 감정선을 이끄는 중요한 요소입니다.
- 모티 (크리스토퍼 워컨) – 리모컨을 건네준 미스터리한 발명가. 코믹하면서도 철학적인 대사를 자주 던지며, 마이클에게 중요한 진실을 암시합니다. ‘신’ 또는 ‘운명’ 같은 상징적인 존재로 해석되기도 합니다.
- 테드 (데이비드 하셀호프) – 마이클의 상사. 일밖에 모르는 사람으로, 마이클이 시간 조절을 하고 싶어지는 이유 중 하나입니다.
관전포인트 – 웃으며 보다가 울게 되는 이유
- “빠르게 살고 싶은” 사람에게 전하는 경고 – 누구나 힘든 시간은 빨리 지나갔으면 하고 바라죠. 클릭은 이 욕망을 유쾌하게 풀어내다가, 후반부에는 그 결과가 얼마나 슬플 수 있는지를 진지하게 보여줍니다.
- 현실과 환상의 경계에서 느끼는 무력감 – 리모컨이라는 판타지 설정은 영화 초반엔 즐겁지만, 후반부로 갈수록 마이클이 ‘조절할 수 없는 것들’을 잃게 되면서 더 무겁게 다가옵니다.
- 아담 샌들러의 진지한 연기 변신 – 초반엔 웃기지만, 후반부에는 놀라운 감정 연기로 영화의 울림을 책임집니다.
- 삶의 우선순위에 대한 재정의 – 처음엔 성공과 돈을 최우선 가치로 뒀지만, 점점 가족의 소중함을 깨닫게 됩니다.
명장면 – 인생을 돌아보게 만든 순간들
- 아이들이 자라는 장면 – 시간을 스킵하며 자는 동안 아이들의 모습이 바뀌는 장면은 짧지만 큰 충격을 줍니다.
- 아버지와의 마지막 대화 – 과거를 되감아 이미 돌아가신 아버지의 말을 다시 듣는 장면은 많은 관객의 눈시울을 붉히게 만듭니다.
- 병원에서 “사랑해”를 외치는 장면 – 죽기 직전 가족에게 사랑을 고백하는 이 장면은 영화의 클라이맥스입니다.
- 리모컨을 버리는 장면 – 되돌릴 기회를 얻은 마이클이 리모컨을 과감히 버리고 진짜 삶을 살기로 결심하는 장면은 영화 전체의 주제를 잘 압축합니다.
주는 메시지 – “지금 이 순간이 전부다”
클릭은 단순한 교훈 영화가 아닙니다. 그렇다고 너무 무거운 철학 영화도 아니죠. 하지만 이 영화가 전하는 메시지는 명확합니다. 지금 이 순간이 가장 소중하다는 것.
우리는 늘 ‘나중에’ 더 좋은 삶이 있을 거라 믿으며 현재를 희생하곤 합니다. 하지만 그렇게 스킵한 현재가 모여 결국 빈껍데기 같은 인생이 되어버릴 수 있다는 걸 마이클의 삶을 통해 보여줍니다. 그 누구보다 평범하고 바쁜 가장인 마이클의 이야기는 곧 우리 모두의 이야기입니다.
총평 – 웃고 울고, 결국 마음에 오래 남는 영화
클릭은 웃음과 눈물이 공존하는 보기 드문 작품입니다. 처음엔 단순한 판타지 코미디처럼 시작되지만, 중반 이후부터 전개되는 인생의 아이러니는 많은 관객에게 큰 충격과 감동을 안깁니다.
‘시간을 마음대로 조절할 수 있다면’이라는 설정을 통해 우리가 얼마나 많은 걸 놓치고 있는지를 정면으로 마주하게 하죠. 아담 샌들러의 진심 어린 연기, 따뜻한 메시지, 그리고 누구나 공감할 수 있는 이야기 구조까지, 죽기 전에 꼭 한 번은 봐야 할 인생 영화로 추천드릴 수밖에 없는 작품입니다.